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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방장원교수님] 시사저널 국민 불안 커지는데, 행안부‧소방청 ‘리튬 배터리 전용 소화기’ 해석 제각각

작성자 소방방재학과

등록일자 2024-08-08

조회수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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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배터리 화재 공포에 따른 국민들 혼란 가중…전문가들 “통합에 따른 일원화된 시스템 절차 필요”

지난 6월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리튬 배터리 화재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튬 배터리 화재를 진압할 소화기가 이슈로 떠오르는 상황인데, 정작 소방청과 행정안전부가 이를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업계와 정치권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원화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열폭주 일으키는 리튬 배터리 ⓒ연합뉴스
열폭주 일으키는 리튬 배터리 ⓒ연합뉴스

“비상시국인데” 리튬 배터리 전용 소화기 기준 달라 ‘혼선’

현행법상 리튬 배터리 소화기와 관련된 표준화된 기준이 없어 화재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청에 따르면, 소화기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산하기관인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에서 적법한 시험을 거쳐 형식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후 KC마크(검사필증)를 제품에 붙여야만 정식 소화기로 출시‧판매가 가능하다.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는 소화기는 국내에서 생산 및 판매할 수 없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리튬 배터리 전용 소화기라는 명칭의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실제 인터넷에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리튬 배터리 화재 관련 소화기를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 소화기들의 성능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소방청은 KFI에서 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자칭 ‘리튬화재 전용 소화기’가 시장에 무분별하게 판매되는 것을 우려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행안부가 한 소화기 업체의 리튬 배터리 소화기에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해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행안부는 2018년부터 국민 안전과 밀접한 제품의 품질 향상과 판로 마련을 위해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이 업체는 ‘행안부로부터 재난안전제품으로 인정받은 세계 최초 유일한 배터리 화재용 소화기’를 앞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정부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검증되지 않은 리튬 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비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공공 예산을 여기에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전지를 취급하는 사업장 등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배터리 화재용 소화기 구입 등에 50억원에 달하는 ‘긴급 안전 지원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고, 서울시 또한 지하철과 전기 버스에 리튬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설치한다.

리튬 산업 현장 관계자 등 수요자 입장에선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리튬 배터리 소화기에 대한 표준화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안부가 발급한 재난안전제품 인증은 자칫 제품의 신뢰성을 보증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소비자들은 소방청 소관 한국산업기술연구원(KFI)의 승인과 행안부 재난안전제품 인증이 각각 어떻게 다른 지부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KFI는 소방법령에 따른 법정 의무에 따라 인증을 하는 반면 행안부는 부처 내 재난안전제품 인증제도 운영규정 고시에 따른 기업체 자율 의사에 따라 인증을 실시하고 있다.

KFI는 법정 위반에 대한 제재가 있는 반면 행안부는 제재가 없다. KFI는 정부부처 산하 공공기관에서 직접 인증 업무를 시행하고 있는데 반해 행안부 인증은 정부부처 담당부서에서 사단법인에 위탁을 맡겨 인증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급하는 재난안전제품 인증서 ⓒ행정안전부 제공
행정안전부가 발급하는 재난안전제품 인증서 ⓒ행정안전부 제공

 

익명을 요구한 소방업계 관계자는 “법적 인증을 내주는 전문 정부부처가 있음에도 행안부 안전정책실에서 ‘재난안전제품 인증’이라는 제도를 시행함에 따라 제도적 모순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법적 기준이 없음에도 소방청이 아닌 행안부가 인증을 내줌으로 인해 기업에서는 어떤 인증을 받아야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표준화된 기준이 없는 상태서 행안부가 재난안전제품을 인정해준 결과, 국민 및 공공기관에서 혼란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행안부는 기준 절차가 마련될 때까지 인증을 보류해야 한다. 법과 기준이 정해지면 행안부에서 인증 시험을 다시 함으로써 제품의 품질을 보장받아야한다. 소화기 인증은 KFI 또는 소방청장이 인정하는 시험기관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통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방청은 리튬 배터리 전용 소화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직 전 세계적으로도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소방청 관계자는 “리튬 배터리 전용 소화기에 대한 기준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미국화재예방협회(NFPA),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도 관련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소방청에서는 소규모 리튬 배터리 화재에 대한 소화 성능 및 시험방법 등을 포함한 인증(KFI) 기준을 현재 마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에서 많은 종류의 리튬 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홈페이지 갈무리
인터넷에서 많은 종류의 리튬 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홈페이지 갈무리

“소방청·행안부 통합 시스템 구축 시급”

소방업계와 정치권은 최근 사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리튬 배터리 화재’를 철저히 관리하고 예방하는 방안을 소방청과 행안부가 함께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리튬 배터리 화재 소화기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점도 지적하면서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방장원 호서대 소방방재연구센터장은 “금속과 리튬 배터리, 전기차 화재는 각각 화재를 제압하는 방법이 달라 확실히 구분돼야 한다”면서도 “현재로선 뚜렷한 방법은 없다. 리튬 배터리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도 아직 연구 중이다. 소방청과 행안부가 협력해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치권 역시 안전 기준이 부처별로 다른 만큼 소방청과 행안부가 함께 통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화재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리튬’의 관리와 안전 기준이 부처별로 다르다. 소방 관련 소방청과 행안부의 일관성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금속화재 관련 법안 발의가 진행 중이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부처인 소방청과 행안부, 그리고 정치권이 힙을 합쳐 국민의 안전이 더욱 확보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0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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